2018. 11. 10. 08:40ㆍ寫眞 出寫
돌로미티 여행 - Day 5 베로나 Verona I

2017.07.23
돌로미티 여행의 중간 부분에 Verona가 끼어들어가게 된 것은 베로나에서 매년 여름에 개최되는 오페라 축제의 관람을 위해서였다. 오페라를 본다고 하면 평소 높은 문화적 소양을 가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전혀 그렇지 않고, 중학교 2학년 때 음악 수업시간에 장난치다 걸려서 음악 선생님께 오페라 표를 강매 당해서 (요즘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나, 그 당시에는 뭐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 가격도 얼마 하지 않았다) 한 번 본 이후로 오페라를 본 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로나의 오페라 축제가 내 마음 한켠에 남아 있었던 것은 대학교 2학년 때의 배낭여행 때의 한가지 기억 때문이다.
Lagazuoi에서 Verona를 가는 방법은 동쪽 Cortina D'ampezzo 쪽에서 Venice 방향으로 내려와서 가는 방법과 서쪽 Bolzano를 통해 고속도로로 쭉 내려오는 방법이 있다. 우리는 같은 길을 가기 싫어서 Verona 갈 때는 동쪽 길, 돌아올 때는 서쪽 길을 택했는데, 뭐 그럴 필요가 있었나 싶다. Bolzano 통해 고속도로로 가는 방법이 시간대비 효율적인 것 같다.
Lagazuoi를 나와서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 Passo Giau를 한번 더 지나서 이름 모를 고갯길들을 넘은 뒤 A27 고속도로를 타고 베니스 인근을 지나서 베로나에 도착했다.
몇 가지 인상적이었던 점: 고속도로는 제한 속도가 130km, 고속도로 휴게소의 작은 매점에서도 espresso를 판매한다.
베로나의 숙소 Melibi
적당한 가격과 위치를 보고 정한 베로나의 숙소 B&B Melibi. Bed & Breakfast라고 하나 아파트먼트 건물에 방 두 개가 전부이고 두 방의 투숙객이 거실/주방을 공유하는 형태이다. 숙소에 도착해서 전화를 하니, 건강미 넘치는 아가씨가 운동복 차림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왔다. 열쇠를 건네주고 사용법을 알려주고, 주변 식당 및 가보면 좋을 관광지까지 알려준다. Serious 한 친절.
그리고 good news - 아직까지는 다른 방에 손님이 없어서 아마 오늘은 당신들 혼자 여기를 쓸 것 같다는 것... 결국 B&B 예약해서 apartement & breakfast로 사용했다. 주차는 숙소 바로 앞의 노상 주차장에 무료주차. ZTL (이탈리아 대부분 도시에 있는 교통 통제 구역)의 살짝 바깥쪽에 위치해있고, arena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위치도 좋고 여러모로 마음에 들었다.
베로나 도착해서 일단 오페라 표를 구입하기 위해 arena 옆에 있는 티켓 매표소로 향했다.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오페라 표를 예매하려고 알아봤었는데 예매 수수료에 티켓 출력을 위한 수수료까지 내야 하는 불합리함에 현지에서 표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일단 빨리 표부터 사자.
참고로 티켓 오피스 주소: Via Dietro Anfiteatro, 6, 37121 Verona VR, Italy
티켓 오피스 영업시간: 공연이 있는 날은 10AM-9PM, 공연이 없는 날은 10AM-5:45PM
좌석 번호 없는 arena의 돌계단 같은 자리 쪽을 1인 22euro (아들은 청소년 할인받음)로 구매했다.
이제 Verona 구경 시작.
그런데, 선선했던 돌로미티 산골에 비해, 베로나는 너무 덥다..
베로나 쇼핑의 중심 - 명품거리 Via Mazzini를 따라 걷기 시작한다.
아마도 Verona에서 가장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으로 생각되는 줄리엣의 집 Casa di Giullietta
Letter to Juliet이라는 영화에 나오면서 유명해진 이곳은 그야말로 남들이 가니까 가보는, 볼 것 없는 관광지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겠다.
Piazza delle Erbe 에르베 광장
사전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베로나의 중심이며 마돈나상 분수가 있다는데.. 분수는 보지도 못했네.
에르베 광장 바로 옆의 시그노리 광장 Piazza del Signori
Santa Maria Antica 교회
거리를 다니다 문이 열려져 있어서 한번 들어가 본 집. 예전 로마에서 묶었던 호텔도 이런 식의 건물이었다. ㅁ자 모양의 건물에 중앙은 트여있는 형태 - 로마인 이야기에 보면 로마시대에도 이런 식으로 건물을 지었다고 하던데, 건조하면서 더운 지중해 기후에 맞는 건축양식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산타아나타시아 교회
고딕 양식의 베로나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라고 한다.
교회를 잠깐 구경하고, 아다제 강가 쪽으로 이동.
베로나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Piazalle Castel San Pietro
그리고 그 아래의 Pietra 다리 Ponte Pietra
베로나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라고 한다.
이제 베로나의 골목길을 지나 Arena가 있는 Bra 광장으로 향한다.
골목길 끝에 Arena와 석조전처럼 보이는 시청 건물이 보인다. 저 시청 건물 계단에서 25년 전 아레나로 들어가는 기마병을 보았고, 그때의 기억은 25년 후 나는 베로나에 다시 오게 되었다. 나름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물이 되겠다.
Bra 광장과 그 주변은 밤늦은 시각까지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Bra 광장에 늘어서 있는 레스토랑에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
우리도 남들처럼 브라 광장의 식당 중 한 곳에서 관광객 모드로 식사를 할까 생각도 했으나 (너무 덥고 다리도 아파서 더 움직이기 싫었다), 집사람은 숙소 직원이 이야기해준 숙소 인근 피자 파스타 맛 집을 꼭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좀 짜증이 났지만, 나도 관광객 식당보다는 현지인 식당을 선호하는 터라 못 이기는 척..
숙소에서 추천한 Pizzeria Bella Napoli
포스팅하면서 tripadvisor 검색하니 Verona 레스토랑 중 127위. 별 4개. 음... 관광객과 현지인의 입맛 차이?
숙소 주인이 베로나에서 꼭 먹어봐야 할 술로 Spritz를 추천했다. 베로나 특유의 술로 식전 주로 마시는 술이라고 한다. 포스팅하면서 위키를 찾아보니 와인 베이스의 칵테일이라고 하며, 이탈리아 북동부 Treno 지방이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를 받던 시절에 발생한 술이란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자신들이 먹던 와인보다 도수가 높은 이탈리아 북동부 지역의 와인에 적응이 되지 않아 와인에 물을 타 달라고 술집에 요청하면서 생겨난 와인이라고 한다. 고급스러운 느낌은 없지만 (Costco에서 판매하는 테킬라 칵테일 종류의 느낌) 깔끔하고 맛있는데, 은근히 알코올 도수가 있는 듯 살짝 기분 좋게 알딸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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