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10. 06:46ㆍ카테고리 없음
오후 내내 비가 내리더니 숙소가 있는 Santa Christina에 도착하니 비가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한다. 베란다가 없는 방이라서 좀 아쉽기는 했지만, 호텔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끝내준다. Sass Lungo, Sass Piatro와 그 아래의 폭포. 주방도 있어서 직접 요리를 해 먹을 수도 있는 가성비 높은 호텔이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니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하늘이 맑아졌다. 아직 날도 밝아서 숙소 주변 산책을 나선다. 우리 숙소 주변에 꽤 고급진 호텔들도 있었다. 건물 옥상에 사우나가 있는 호텔까지... Saint Christina는 앞으로는 Sass Lungo, Piato 뒤쪽으로는 Seceda 사이의 valley로 언덕을 따라서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숙소가 늘어선 언덕길을 조금 올라오면 Seceda까지 갈 수 있는 하이킹 트레일이 나온다. 언덕을 조금만 오르면 넓은 풀밭이 펼쳐진다. 비가 그치고 난 하늘은 푸르고, 잔디는 햇살이 빛나고, 더없이 맑고 상쾌하다. 인기 있는 trail은 아니다 보니 우리 말고는 사람도 없고, 넓은 들판 위에는 야생화가 활짝 피어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려서 우울했던 기분을 한꺼번에 보상받기에 충분하다. 숙소 근처 구경한다고 가볍게 나왔는데, 40-50분쯤 걸었나 보다. 꽤 언덕 위로 올라와서 Sass Lungo의 아랫부분까지 눈에 들어온다. 어느덧 해는 서쪽 지평선에 걸려있고, 돌로미티의 바위산은 서쪽의 저녁 햇살을 밝아 노르스름한 빛깔을 띤다. 해 뜰 때와 해질 때 낮은 햇살을 받은 돌로미티의 산은 낮에 볼 때와는 다른 빛깔을 보인다. 이날 밤 돌로미티에 와서 처음으로 별이 반짝이는 맑은 하늘을 만났다. |